삼국지 1
나관중 원작, 이지현 글, 이강 그림중앙출판사
( 출판일 : 1970-01-01 )
작성자 :
이○신
작성일 : 2024-05-03
페이지수 : 245
상태 : 승인
한중왕 유비는 관우, 장비와 도원 결의하여 뜻을 실천하고, 삼고초려하여 제갈공명을 품에 넣었으나 결국 삼국을 통일하지 못하였다. 위왕 조조는 삼국시대 높고 높은 위세를 자랑하며, 천하를 호령했으나 자손은 위를 이어받지 못하고, 사마씨에게 빼앗겼으며, 본인 또한 삼국을 평정하지 못하고 숨을 거두었다. 오왕 손권도 마찬가지로 그의 맹렬한 기세와 덕은 칭송받았으나 그 또한 삼국을 평정하지 못하고 무덤에 묻혔다.
이들의 삶은 얼마나 허망한가. 그들은 천하 영웅들과 함께하며 큰 뜻을 이루고자 전심전력을 다하였으나, 결국 모두 실패하였다. 영웅들의 삶이 이토록 무료하고 비극 하기 짝이 없거늘 죽음을 무서워하지 않고, 목숨을 명예보다 하등시 하는 그들이 어찌 부러울 수 있겠는가.
하지만 한편으로는 그들의 삶이 큰 뜻, 꿈을 이루지 못했다고 하여 실패한 것일까. 그들은 모두 삼국을 평정하여 만인을 평화롭고 행복한 세상에서 살기 원했으며, 그들이 숨을 거둔 뒤에 이는 어느 정도 이루어진 것이 아닌가? 그렇다면 그들의 뜻은, 그들의 의지는 세상에 남아 이어졌다고 볼 수 있지 않을까?
분명히 그들은 산속에 묻혀 도를 닦을 수도 있고, 전장에서 패하여 고통스럽고, 배신당하여 고통스럽고, 부상당하여 고통스러운 상황을 피해 범인으로서 세상을 살아갈 수도 있었을 것이다. 허나 그들이 자신의 유한한 삶 속에서, 어찌보면 한번뿐이며, 길고 짧음보다 그 가치가 중요한 인생에서 가장 높은 뜻을 추구했던 것은 그들이 택할 수 있는 최선이었다. 타인의 고통을 느끼고도 눈을 감고 피할 수 없었으며, 세상이 불의에 뒤덮이는 것을 보고도 행하지 않을 수 없었던 것이다.
먼 옛날에 쓰인 <삼국지>란 소설에서 지금 우리가 배울 수 있는 건 무엇일까. 그것은 역시 인류애다. 치열한 전투 속에서 살아남는 기교와 용맹을 넘어선 그들의 큰 뜻과 포부, 그들의 마음이다.
우리는 현재 행복주의에 갇힌 세상에 살아간다. "나는 행복하고 싶어. 행복이 최고야."라는 말이 마치 진리인 듯이 퍼지고 있다. 행복이 나쁜 건 아니다. 하지만 사회 구성원들이 각자 본인의 행복을 추구하면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사랑,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는 점은 경각심을 가지지 않을 수 없다. 나는 행복이 인생의 최고선은 아니라 생각한다. 그리고 행복은 그 자체로 추구하면 추구할수록 멀어진다 생각한다. 오히려 삼국지의 영웅들처럼 인류애를 바탕으로 자신의 삶을 걸고 살아갈 때, 진정한 행복은 자연스레 쫓아오며, 인생의 의미도 확실해지고, 죽음을 넘어설 수 있는 희망을 느낄 수 있을거라 믿는다.